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5일 공식 홍보 영상에 호남을 비하하는 상징물을 노출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선관위는 전날 공지를 통해 “KBS와 협업 제작해 홍보에 활용한 영상에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이미지가 포함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향후 영상 제작 및 검수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을 철저히 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달 28일 선관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개표 참관인 홍보 영상이다. 영상 속 캐릭터들이 한숨을 쉬는 장면에서 코와 입 부분에 홍어를 연상시키는 그래픽이 말풍선처럼 등장하면서 지역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홍어’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를 비롯한 일부 온라인 공간에서 호남 지역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돼 왔다. 해당 영상은 선관위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KBS 개표방송 화면에도 그대로 송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그래픽은 영상 제작 과정에서 활용된 인공지능(AI) 영상 생성 프로그램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프롬프트에 “입으로는 반투명한 가오리 모양의 영혼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문구를 입력했으나, 결과물에서 예상과 다른 형태의 이미지가 생성됐다는 것이다.
영상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한 계약 절차에 따라 KBS 자회사인 KBSN의 외주 제작업체가 제작했다. 외주 제작사는 “AI 출력 과정에서 잘못 생성된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BS는 “AI 프롬프트 내역을 확인한 결과 특정 지역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제작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졌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선관위를 향해 “일베 대리인이냐”며 “책임 있게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의 본질은 공적 콘텐츠를 다루는 기관으로서 최소한의 검수조차 작동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의도가 없었다는 해명만으로 끝낼 일도, 소리소문없이 영상을 내리는 비겁한 도피로 끝낼 일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광주시당도 성명을 내고 책임자 문책과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광주시당은 “선거의 공정성을 수호해야 할 헌법기관과 국민의 방송 공식 홍보 영상에 지역을 비하하는 상징물이 삽입돼 전국에 송출된 사태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혐오 표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